포항의 철강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그리고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현대제철과 포스코를 비롯한 지역 철강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2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회사 측은 철강 업황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지난해 11월 포항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가 노조의 반발로 축소 운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놓고 노사 간 협의가 계속되면서 공장은 여전히 멈춰 서 있는 상태다.
포스코 역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11월에는 1선재공장까지 문을 닫았다.
포스코는 당장의 인력 구조조정 대신 전환 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계열사와 협력업체, 제품 운송업체 등은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포항철강산단의 생산실적은 2023년 16조3천247억원에서 2024년 14조7천824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출액 역시 2023년 36억5천893만달러에서 2024년 33억2천592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분야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대미수출은 국가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며 "이번 관세 조치가 국가 쿼터 비체결국에 대한 것인지, 체결국도 포함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포항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철강업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미국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항 지역 사회에서는 철강 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복한 포항을 만드는 사람들'이란 단체가 "현대제철 힘내세요, 노사가 힘 합해서 어려움을 극복하세요"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지역 경제의 중추인 철강 산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포항 철강 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과 노동자, 그리고 정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