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포수군만호성 유적군이 있는 포항 북구 칠포 1리 주민들이 최근 국지도 20호선이 마을 뒷산을 관통한다는 계획에 발끈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문화재가 산재한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보다 이를 관통하는 도로로 계획한 것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마을 뒷산을 관통하도록 계획된 지방도 20호선은 마을 주택과 근접한 위치에 개설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마을 제당(祭堂)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계획돼 수백년 마을을 지켜온 제당이 파괴된다는데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높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부산지방국도관리청에 의해 도로 설계는 확정됐지만 문화재 조사여부에 따라 여러가지 변수가 있어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포항북구 칠포 1리는 지난해 포항시와 (재)계림문화재연구원이 칠포수군만호성 문화재에 대해 지표정밀조사를 실시했던 지역이다.
칠포수군만호성은 포항내 수군진의 실체를 현재까지 확인할 수 있는 비지정 문화재로 잔존상태가 양호하며 추정규모는 둘레 524m 면적 약 1만9천700㎡, 잔존 최고높이 약 2.2m로 파악되고 있다.
포항시는 칠포수군만호성 문화재 지표정밀조사를 통해 주요문화재 유존지역의 보존보호대책을 수립, 정비 및 활용방안을 마련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포항남구 장흥동 사거리에서 영덕군 축산면 도곡 삼거리를 잇는 총 연장 67.6km 국지도 20호선에 포함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지도 20호선은 2001년 8월 노선이 지정된 이후 2017년경 부산국토지방관리청이 도로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보상계획 공고와 함께 11월경 보상지역의 감정평가가 이뤄질 계획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칠포수군만호성 유적군이 산재해 있어 한국종합기술 측에서 지난달 문화재 조사용역을 발주하고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 또한 마을 제당이 손실되고 칠포수군만호성 유적군이 산재한 점을 들어 탄원서 등을 제출하며 마을을 우회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칠포수군만호성 유적군이 산재한 마을과 산야를 훼손하고, 특히 마을제당을 파괴하는 도로개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마을을 우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특히 마을보다 높은 위치에 도로가 개설되면 지반이 취약할 수도 있는 뒷산이 붕괴될 경우 마을을 덮치면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자치행정 전문가는 "도로개설도 중요하지만 관광자원이 부족한 포항의 경우 칠포수군만호성 유적군의 우수한 문화재와 인근 칠포암각화, 곤륜산 활공장까지 묶어 새로운 관광테마로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감리단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 조사용역을 발주한 상태이며 용역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는 들어갈 수 없다"며 "설계는 확정됐지만 문화재 조사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