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동대구역사 주변은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백화점을 찾는 고갹들로 붐볐다.
그 사이 분홍색 띠를 두른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EBTS협동조합 대구지국 봉사단이었다.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이는 역사 주변. 그러나 봉사단이 몸을 굽히자 보도블록 틈새에 눌어붙은 담배꽁초, 화단 뒤편에 숨어 있던 비닐과 종이조각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멀리서 보면 잘 안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쓰레기가 제법 있네요.” 한 조합원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번 봉사에는 박현옥 지국장을 비롯해 이영미·손현옥 지점장 등 총 2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역사 앞 대로변뿐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는 후미진 골목까지 발길을 옮기며 ‘숨은 쓰레기’를 찾아냈다.
인근 백화점 청소 담당자는 봉사단을 보자 환한 얼굴로 다가왔다.
“혼자 맡아서 하기엔 벅찼는데 이렇게 봉사해주니 정말 고맙습니다.”
예상치 못한 격려에 봉사단원들은 다시 힘을 내어 쓰레기 봉투를 채워갔다.
단순히 거리를 깨끗이 하는 일을 넘어 EBTS 협동조합의 이름과 가치가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EBTS협동조합의 봉사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동대구역사 주변을 찾아 환경미화 활동에 나선다. 지역에서 뿌리내린 이 활동은 최근 강조되는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의 전형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작은 청소지만, 지역사회에 ‘EBTS’라는 이름을 알리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현옥 지국장의 말처럼, 조합의 봉사활동은 단순한 미화가 아니라 공동체와의 약속이자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EBTS는 봉사활동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독창적인 사업모델로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달주유 사업이다. 건설 현장이나 어업 지역 등 기존 주유소 접근이 어려운 곳에 연료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복지와 산업 효율성을 동시에 챙긴다.
‘독도사랑주유소’와 ‘EBTS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고, 지역을 청소하며, 동시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산시키는 EBTS의 활동은 단순한 협동조합을 넘어선 사회적경제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며 박현옥 지국장은 “깨끗한 거리는 시민 모두의 품격”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봉사와 혁신적 사업모델을 통해 성장하는 EBTS가 되겠다”고 말했다.
햇볕에 반짝이는 보도블록, 그리고 그 위를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 그 아래 숨어 있던 작은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치워낸 것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라는 EBTS의 철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