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서초동 10평 사무실 직원 1명에서 25년 만에 3천500명으로 증가

서초동 10평 사무실에서 출발, 매출 9조 원 대 배터리 생태계 구축...지방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이 글로벌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3천500여 명 전 직원 대상 창립 25주년 기념 싱가포르 해외 연수도

서울 서초동 10여평 사무실에서 직원 1명으로 출발한 에코프로가 설립 25년 만에 3천500명을 고용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만 명을 고용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의 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는 22일 창립 25주년을 맞아 20일 충북 오창 본사에서 핵심가치를 실천해 온 우수 사원 및 장기 근속 사원 표창 등 기념식을 가졌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자랑스러운 25년을 발판 삼아 다가올 25년을 준비하자”며 “용기있고 슬기로우며 서로에겐 따뜻하고 외부엔 당당하게 인백기천(人百己天)의 자세로 5년, 10년, 25년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1998년 10월 22일 서울 서초동에서 직원 1명으로 출발해 현재 3천500명을 고용해 매출 9조 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양극소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에코프로는 2013년 일본 소니에 배터리 양극소재를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삼성SDI, SK온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K 배터리 생태계의 한 축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코프로는 충북 오창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시작해 경북 포항으로 확장한데 이어 올해는 헝가리 캐나다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방에서 시작한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소재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코프로의 성장사는 지방소멸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업주 이동채 전 회장은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 체결 기사를 접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며 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코프로는 2005년 제일모직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리한 양극소재 사업을 인수했는데 당시 이차전지 사업은 미래가 불투명해 사업을 전개했던 대기업들이 모두 철수하는 분위기였다.

에코프로는 2006년부터 양극소재 전단계인 전구체(양극소재 전 단계의 혼합물) 사업에 매진해 은행 대출 300억 원을 받아 라인을 증설했다.

이후 경쟁사의 저가 공세로 판로가 막히면서 전구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에코프로는 전구체 사업 정리 후 하이니켈 양극소재로 전환해 2013년 일본 소니에 시험공급하면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2014년 삼성SDI를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배터리 양극소재 흑자 시대를 열었다.

에코프로는 추격하는 중국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2016년 배터리 양극소재를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신설하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포항에 이차전지 생태계 라인을 구축했다.

약 2조원이 투입된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은 양극재, 전구체, 리튬 전환, 유틸리티, 리사이클등의 공정을 한 캠퍼스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 에코프로그룹 가족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배터리 업계는 물론 전기차 OEM들의 벤치마킹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비약적인 성장은 수치로 확인된다. 1998년 6000만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5년 137억 원으로 1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이후 10년 만인 2015년 1073억 원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6년 뒤인 2021년에는 1조5042억원 매출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에코프로는 2022년 5조639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이 9조원대로 예상돼 내년에는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는 지난 6월부터 전 임직원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100~140명의 임직원들이 싱가포르에서 3박 5일간 글로벌 문화체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10월 현재 약 1천800명이 연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8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당시 전 임직원들을 일본에 보내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하며 임직원들의 반응이 매우 좋자 이동채 전 회장은 5년 뒤인 2023년에도 해외 연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올 3월 직원에게 보내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진출 원년인 올해 25주년을 기념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해외 연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