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022년 나토(NATO) 정상회의 당시 착용했던 고가 목걸이를 둘러싼 논란이 특검 수사로 비화하고 있다.
이 목걸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의 제품으로, 시가 약 6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김 전 대표의 오빠 김진우 씨 장모의 자택에서 이 목걸이를 압수했다. 당초 김 전 대표 측은 해당 목걸이에 대해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모조품이며 분실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실물이 장모 집에서 발견되자 “오빠에게 선물했다가 행사 당시 잠시 빌려 착용한 것”이라고 말을 또다시 바꿨다.
김 전 대표 측 해명은 여러 차례 번복되며 신빙성을 잃고 있다. 특검은 목걸이의 실질 소유주와 자금 출처, 실물의 진품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압수 당시 목걸이가 장모 자택 깊숙한 곳에 보관돼 있었던 점에 주목, 은닉 목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핵심은 이 목걸이가 단순 사적 소비재인지, 아니면 제3자로부터 부정한 대가로 제공된 ‘뇌물성 물품’인지 여부다.
KBS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김 전 대표의 ‘뇌물 혐의’를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김 전 대표가 성명불상자로부터 해당 목걸이를 제공받았고, 이를 행사 후 오빠 측을 통해 은닉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진품 여부가 유죄 입증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고가의 진품이라면 재산신고 누락과 뇌물 혐의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모조품이라면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무대에서 모조품을 착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공직자 배우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오빠에게 선물한 모조품을 다시 빌렸다”는 주장도 상식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법조 관계자는 “모조품이라면 본인이 보관하고 있었어도 문제 될 게 없는데, 왜 제3자인 오빠의 장모 집에 숨겼는지 설명되지 않는다”며 “은닉 의도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김진우 씨와 그 장모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해당 목걸이 외에도 김 전 대표의 고가 사치품 수수 정황이 추가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는 점점 확대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 감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출처와 경위가 확인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권 초반부터 끊이지 않았던 김건희 씨의 사치품 논란이 결국 형사 수사로 이어지면서, 향후 정치권은 물론 보수 진영 내 파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공공 책임성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특검 수사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