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에어매트 구조 실패 논란

  • 등록 2024.08.23 10: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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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투숙객 2명 사망...소방당국 "정상 설치됐으나 뒤집혀"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에어매트를 이용한 구조 작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구조 장비의 기능과 운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경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발생 5분 후인 오후 7시 39분에 7층 객실에서 연기가 난다는 첫 신고가 접수됐다.

 

부천소방서 선착대는 신고 접수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오후 7시 48분경 호텔 외부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설치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의 낙하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가로 7.5m, 세로 4.5m, 높이 3m 크기의 장비였다.

 

그러나 에어매트 설치 7분 후인 오후 7시 55분, 7층 객실의 남녀 2명이 연이어 뛰어내렸다.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고, 곧이어 뛰어내린 남성도 바닥에 충돌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에어매트의 기능과 설치 방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에어매트는 정상적으로 설치됐으나 첫 번째 추락자가 모서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상황은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제대로 설치된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소방관들이 모서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총 7명이 사망했고, 1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호텔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졌고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에어매트 운용 상황을 점검했으며,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 부족으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방 당국은 에어매트 사용 절차와 안전 대책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 현장에서의 구조 작업 효율성 제고와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강대산 기자 ksybig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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