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 오션비치 골프장에서 일하는 현직 캐디들이 장기화된 노조 시위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노조가 우리를 위한 투쟁이라더니, 정작 우리 밥줄부터 끊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션비치 골프장에는 총 120여 명의 캐디가 근무 중이다.
이 중 일부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오션비치분회에 소속돼 △인사규정 개정 시 노조 동의 의무화 △유급 전임자 제도 도입 △노조 사무실 설치 △주말·공휴일 수당 지급 △AI 캐디 도입 금지 등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비노조 캐디들은 이러한 투쟁이 자신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수기에는 하루 180팀 이상이 골프장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150팀도 채우지 못하는 날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2부 타임(오후 라운드)이 사라지는 일이 속출하며 캐디들의 수입은 반토막 났다.
“우리는 하루 두 타임을 뛰어야 겨우 생활이 가능한데, 지금은 한 타임만 배정돼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캐디 A 씨는 “병원비조차 감당 못 할 상황”이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갈등은 단순한 노동 조건의 문제를 넘어, 감정의 골로 깊어지고 있다.
캐디 B 씨는 “티박스에 나가면 노조원들이 따라와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한다. 고객 앞에서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토로하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골프장 자체의 신뢰도와 생존이 위협받는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한 비노조 캐디들은 자발적으로 시위 현장에 모여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일부는 2부 타임 소멸에 항의하기 위해, 또 다른 일부는 노조의 과격한 시위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위해 움직였다.
캐디 C 씨는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고, 스트레스로 병원에 다니는 동료까지 생겼다”며 “지금도 생계를 유지하기 버거운 상황인데,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감내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캐디들은 이미 수입 감소와 고용 불안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직을 고려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 캐디는 “지금 이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다 무너진다. 진짜 일하고 싶은 사람만이라도 일하게 해달라는 게 그렇게 큰 요구인가”라고 호소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누군가는 조용히, 묵묵히 일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그마저 허락되지 않는 현실은 캐디들 사이의 갈등을 넘어, 오션비치 골프장과 지역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